2주전에 면접보고 붙었다는 말을 자유게시판에 남기고,
한동안 SIR 접속도 못하고, 글 한번도 적어보지 못하고...
바쁘게 지냈습니다.

오늘은 제 노력과 땀이(더워서 진짜 땀남) 헛짓인것처럼 느껴져서, 글을 남기네요.
왠지 오랫동안 함께했던 그누 식구분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지 않을가 싶네요.

2주동안 11일을 출근 하며 2틀을 빼곤 야근을 한것 같네요.
야근하라는 사람도 없는데 알아서 야근을 했습니다.

홈페이지를 3개를 만들고, 천단위 사이트들의 기획안과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원래는 기획자로 들어온것인데, 디자인 인력이 부족해 디자인까지 한거지요.

저는 일반적으로 책임과 정성을 다해 사이트를 하나 만들려면,
기획과 디자인에 30일은 소요 됩니다.

프리랜서로 건성건성 만든다 해도 2주가량은 걸렸었구요.


그런데 웹에이젼시는 기획과 시안이 하루에 나오기를 바라고,
다른 디자이너들도 다 그렇게 뽑아 내고 있습니다.

퀄리티?! 그런거 없습니다. 예전에 오리님이 말씀하신대로 보고 그리는게 아니라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어도 아무렇게나 빨리 뽑아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글을 쓰기전까지 1500만원짜리 미팅 사이트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하도 밀어대서, 시안을 이틀만에 만들었지요. 하지만 제가 볼때 이건 완성본이 아니었습니다.

대충 만들고 레이아웃과 메뉴구성을 잡고, 깍고 다듬어야 했지요.
그런데 회사에서는 이걸 그냥 밀어 붙입니다.

저는 챙피합니다. 이런 사이트를 1500씩이나 받고 만들었다면 사기꾼 이지요.
더 우낀건 프로그램을 짤때, 쉽게 편하게 가자는 겁니다.
사용자의 기능과 편의를 배려하지 않고, 그냥 작업하기 쉬운대로 가자는 겁니다.


제가 볼땐 기획이란건 별거 없습니다.
위탁을 받아 사이트를 제작하지만, 내가 운영자라면 이러이러해야 편할것 같고,
반대로 네티즌이라면 이러이러해야 즐거울것 같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서 꾸며나가면 기획안 콘티가 되는것 입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요구하는 사이트는 완전 단순한...
아무도 가입안할법한...

의뢰주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이런 일회용 눈요기식 쓰레기 사이트를 만들어야 할가요?


그래서 오늘 퇴사할까 고민 중입니다.
2주 일한 돈은 받을 생각도 없고, 받을수도 없겠지요.

다만 2주 몸값 이상으로 배우고 얻은것이 있습니다.

홈페이지는 50만원짜리가 아니다.
내가 만든 200~300만원짜리 홈페이지도 싸구려였다.
에이젼시는 1~2천짜리 사이트를 실작업시간 10일로써 해결한다.

앞으로 에이젼시를 차려서 1~2천 짜리 사이트를 내가 운영한다는 생각으로
성실하게 한달동안 열심히 만들어주면 어떨까 싶네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영업과 말발(상술)을 제대로 몸에 익혀두었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