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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화장실에서 모기에 관한 사유를 하다 정보

화장실에서 모기에 관한 사유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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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밑에 오리주둥이님이 올리신 글을 보고 삘 받아
저도 유사글을 올립니다. -_-;;

 
 
 
어젯밤 화장실에 앉아
맨손으로 철지난 모기들을 때려잡고
달리는 바퀴벌레 2-1마리를 바라보다가.
 
현대인간의 문명생활권에 얹혀사는
성가신 생물체들 중에
가장 작고 약하달 수 있는 모기만이
흡혈생태를 지니고 있음이
참으로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그것이 바퀴벌레였다면 어땠을까.
우리는 모기장(?) 바깥으로
다닥다닥 붙어서 히스테리를 부리는
놈들의 번들번들한 배때기를 봤어야 할 테고
그건 한 여름밤의 살아있는 악몽이었을 터.
 
애앵~ 하는 소리에 은근한 짜증을 느끼는 대신
불현듯 귓전을 음습하는 파라라락ㅡ(놈들의 날개짓 소리) 파열음은
우리를 소스라치는 공포로 몰아넣으리라.
 
하물며 그곳이 무방비 상태의 낯선 화장실이라면
그래서 놈들을 제압할 수단이 맨손밖에 없다면..
 
우리는 손바닥 가득 질펀한
놈들의 짜부라진 몸뚱아리를
받아내려야 할 각오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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