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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막혀 눈물이 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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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정녕 존경할 만한 인물은 없는 것일까요.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사랑하고 존경하던 한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깨어져 나가면서 눈물이 핑 돕니다.

(링크 주소가 변경되어 글을 직접 복사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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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있는 진보신당 당원들은 하루아침에 유례없는 방식으로 전원 해고된 한국의 국립오페라단 합창단 소식을 접하고,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그들의 복직을 위한 연대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가 이곳에서 만난 거의 모든 사람들 - 공연예술노조 위원장, 파리 오페라 합창단 단원들,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 등 - 은 우리의 설명을 들은 지 3분 만에 정황을 파악하고, 이 놀라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와 지지의 뜻을 즉각 표했다.

프랑스 예술가들의 조언

공연예술노조에선 하루 만에 지지 성명서를 발표해 주었고, 바스티유 오페라의 합창단원은 거의 대부분 주저 없이 서명해 주었으며, 한국 오페라 합창단 단원의 복직을 지지하는 거리콘서트에 대한 논의도 자체적으로 진행중이다.

그리고 그 모든 프랑스 예술가들은 한결같이 정명훈을 만나서 지원을 호소할 것을 조언했다. 그들이 보기에도 정명훈은 한국에서 가장 강력한 예술 권력자의 한사람이었기에.

그가 2004년 국립오페라 합창단과 까르멘 공연을 한 후, 자기가 만난 최고의 합창단이라고 극찬했던 바로 그 합창단의 해체 소식에 예술가의 양심을 발휘해주기를 우린 바랬다. 정명훈은 또한, 1994년 그를 부당 해고한 오페라 바스티유극장 측과 힘겨운 소송을 했던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당시 오페라 바스티유 극장의 노조로부터 상당한 지원을 받으며 뼈아픈 경험을 이겨낸 그였기에, 비슷한 사안에 대하여 그가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힘을 보탤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비록 이명박과 막역한 사이이긴 하나, 예술가의 순진함에 기인하는 불행한 사건일 것이라고 애써 짐작하며.

3월 20일, 그를 만나기 위해 그가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보러 샤틀레 극장에 갔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그 콘서트는 완벽하게 우리를 고무시켰다. 나와, 함께 간 성악을 공부하는 학생당원은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정신이 맑지 않을 수 없고, 정의와 진리를 담지 않을 수 없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했다.

정명훈의 이토록 아름다운 음악

공연이 끝나고, 극장 뒤편으로 가서 그를 기다렸다. 오래지 않아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우린 한국 사람들이고 선생님께 간곡히 부탁을 드리고자 하는 일이 있어서 찾아왔다고 운을 떼자, 그는 대뜸 비서를 불러서 그 사람한테 말하라고 했다.

그의 비서에게 우리가 가져간 서명운동 용지를 보여주며,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를 설명했다. 그녀는 정명훈이 아마도 이 사실들은 모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오페라 합창단원들이 그의 형을 통해 정명훈의 지원을 호소했던 것을 우린 알고 있었지만, 그 비서의 말을 믿고 싶었다.

그가 다음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떠나기 때문에, 이 내용을 전달해 주고 그에게 서명하도록 할테니 아침에 호텔에 와서 찾아가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불어로 된 문서를 보고, 한국어였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고 언질을 주었다.

한국의 합창단원들은 문화부, 오페라단과 담판을 벌이는 중요한 날인 다음 주 화요일까지 이 모든 서명을 받기를 원하고, 그는 내일 아침 떠나고... 우린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근처 사이버까페에 가서 한국어 본을 출력하여 밤에 호텔에 전달하기로 했다.

서명보다 더 중요한 건 그의 생각이고, 지지의 발언이다. 중요한 사람들과 중요한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서 갔다는 정명훈씨가 지금쯤 와 있으리라 생각하고, 뫼리스 호텔에 도착했더니 그는 1층 레스토랑에서 몇몇 사람들과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호텔서 쫓겨날 뻔하다

기왕 온 김에 단 3분이라도 그에게 우리의 육성으로 절박한 현실을 전하고 그의 예술가적 양심에 호소하고 싶었기에, 우린 그에게 전달할 문서를 들고 기다렸다. 그러다가 호텔의 한 직원이 우리에게 누구와 약속이 있냐고 묻고, 그렇지 않다면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돈 많은 현대의 귀족들의 충실한 심복 같은 그들은 물리적으로 우리를 쫓아낼 판이었다. 실랑이 끝에 겨우 정명훈에게 남길 메시지와 한글로 된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는 문서를 남기면 호텔측에서 그 문서를 전달하기로 하고, 글을 거의 다 쓸 무렵, 마침 그들의 긴 만찬이 끝이 났다. 정명훈은 우릴 발견하자마자 다가왔다.

조금 전 비서에게 전한 문건을 손에 쥐고 흔들어 대며, “도대체 이게 뭐예요. 이게 뭐하자는 일이예요?” 나는 그의 말을 한국에서 일어난 사태의 경악스러움에 대한 표현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건 완벽한 오해였다.

그는 도대체 왜 그깟 합창단 하나 없어진 일이 뭐가 대수라고 지금 여기까지 자길 찾아와서 우리가 이러고 있는지를 묻고 있었다. 기자도 아니고, 에이전시도 아니고... 도대체 우리를 어떤 사람들로 분류할지를 모르는 듯했다. 단 한 번도 누군가가 사회적 연대 따위를 요청해 온 일은 없는 사람처럼.

약간의 설명 끝에 대충 감 잡은 그는,
“이 합창단이 없어졌다고, 그 합창단을 살려야 되겠다고 지금 여기 와 있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도대체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기에. 그 사람들을 꼭 구해야 돼요? ”

"도대체 얼마나 노래를 잘 하기에"

“선생님이랑 함께 공연했고, 2004년에 프랑스에도 없는 최고의 합창단이라고 극찬한 바 있는 합창단입니다. 그냥 합창단 하나가 아니라, 국립오페라단에 있는 한국에선 유일한 상설 오페라 합창단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안타까워서 그 상황을 전하고 선생님의 도움을 청하고자 온 것입니다.

이 합창단을 없애고, 더 좋은 사람들을 뽑겠다는 것도 아니고, 아예 상설합창단을 없애고, 앞으로 모든 공연을 건별로 대학생 단체 같은 곳과 계약해서 공연하기로 한답니다.”

오페라 합창단이 간직하고 있는 그의 찬사는 지나가는 립서비스였는지 그는 자신의 그 합창단에 대한 칭찬을 기억초자 하지 못했다.

“뭐요? 언제 같이 공연했다구요? ”하고 되물었다.
“한국은 합창단 해체해도 다음 날이면 노래 잘하는 사람 500명 금방 모입니다. 한국에서는 합창단 때문에는 아무 문제없어요. 그런데 대체 왜 해체했다는 겁니까, 이유가 뭐래요? ”

“그야 물론 경영효율, 예산 절감이 이유죠. 표면적인 이유는 상설 합창단을 둘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거고.”

“거봐요. 예산이 없다는 거 아닙니까. 그 예산 당신들이 어디서 만들 거예요?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하는 건데. 당신들이 나서서 지금 뭐하는 거예요?”

"당신들이 나서서 지금 뭐하는 거예요?"

“아니요. 오히려 오페라단 예산은 올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돈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예산 집행의 우선 순위를 잘못 두고 있는 게 문제죠.”

“이봐요. 내가 서울시향에 있는데 거기서 일 년에 5~6명씩 해고당해요. 여기만 해고당하는 사람들 있는 거 아니예요. 지금 온 나라가 다 그러구 있는데, 합창단 하나 없어졌다고... 이 사람들이 여기까지 와서...그리고, 도대체 나더러 뭘 하라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에 서명하라구?”

우린 오페라 바스티유에서 단원들이 서명한 서명지를 보여주며, 거의 모든 합창단원들이 서명했다, 한국에서 국회의원들이나 정부에서 오로지 프랑스에서 진행되는 서명운동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프랑스에서의 지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6페이지에 빼곡히 담긴 바스티유 오페라단원들의 서명을 보면서도 그의 태도에는 티끌만한 변화도 없었다.

“그거 백날 해봐야. 아무 소용없어요. 내가 한국 가서 이거 알아 볼 거예요. 오페라 단장한테 물어보죠. 어떻게 된 건지.”

그의 말이 맞다. 그가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서명을 (할리도 없겠지만) 한다한들 아무 의미도 없다. 이제 그의 본심을 알았으니, 우린 더 기대할 것이 없다. 그리고 그가 사건의 정황을 묻게 될, 해고 당사자 오페라 단장한테서 어떤 대답이 나올지는 너무나 뻔했다. 그는 그들의 세계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을 터이다.

"촛불시위, 그게 말이나 됩니까"

늦은 밤이니 빨리 투숙할 것을 종용하는 동행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는 끝까지 자신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싶어했다. 우리가 초반에 자기 소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다시 한 번 남의 일을 위해 한밤중에 그에게 달려온 우리를 외계인을 보듯하며, 왜 남의 일에 나서서 이러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했다.

우리는 운동을(militant)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국 오페라의 발전을 위해, 예술가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함께 일하는 세상을 위해서 연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그는 우리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는 듯이,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당신들이 그 100만 명이나 촛불 들고 거리에서 서서 미국 쇠고기 안 먹는다고 시위하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죠? 40년 전에는 미국에서 뭐 안 갖다주나 하면서 손벌리고 있더니, 이제 와서는 미국산 쇠고기 안 먹겠다고 촛불 들고 서 있는 그 사람들.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말이나 되는... 알았어요. 알았어.”

촛불을 든 시민들을 천민으로 묘사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의 망언이 언뜻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그의 말투와 어휘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서 익히 접해오던 그것과 닮아있었다.

“그렇게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저기 아프리카나 가서 도와줘요. 여기서 그러지 말고.”
이 대목에선 우린 둘 다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저 사람이,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위대한 예술가 정명훈인지, 바로 조금 전 우리의 영혼을 황홀하게 감싸주던 음악을 선사하던 그 지휘자가 맞는지.

정명훈과 주성영

잠시 멍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과 같은 예술가들을 거리의 불쌍한 걸인 취급하는 저 인간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 내 눈빛에는 어쩔 수 없이 그에 대한 무한한 경멸이 담길 수 밖에 없었다. 그 눈빛을 읽었는지, 정명훈은 제대로 역정이 났다.

“도대체 제 정신을 좀 차리세요. 공부 좀 하란 말이야. 세상이 그런게 야니야. 이 계집애들이말야. 한 밤 중에 찾아와서.”

비속어까지 서슴지 않는 그를 향해, 나는 그에게 제대로 적합한 말인 “정신차리라”는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당신이나 정신 차리세요!”

그는 거의 우리를 때릴 듯이 씩씩거리며 “불쌍한 사람들 돕고 싶으면 아프리카에나 가라구.” 다시 한 번 아프리카를 들먹이며 코앞까지 다가와서 소리 질렀고, “기도하라구, 기도” 하는 말을 끝으로 올라갔다.

그의 마지막 말.
“기도하라”.
그에게도 이명박이 서울을 봉헌했던, 그래서 그를 도왔던 하느님이 있었나보다.

"기도하라구, 기도"

나와 성악하는 학생은 분노와 충격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며 걸었다. 그녀는 울었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그 예술가가 저토록 상상할 수 없는 사상의 오물을 잔뜩 머리에 품고 있다는 그 사실을 우린 소화하기 힘들었다. 예술 전체에 대해, 인생 전체에 대해 거대한 사기를 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문득 호텔로 오기 전, 샤틀레 극장 주변 까페에서 만난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말이 생각났다. 우린 거기서 만난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한국에서의 사태를 설명했고, 그들은 모두 경악하였으며, 적극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해줄 것을 약속했다.

우리가 혹시 정명훈에게 당신들이 동참을 호소할 순 없느냐는 제안에는 단호히 불가를 표명했다. 정명훈은 정치적 사안에는 늘 거리를 두다는 거였다. 그러면서 곁들이는 말이, “당신들 지금처럼 파업하면 한국에선 감옥에 가.”라고 정명훈이 라디오 프랑스 단원들에게 말했다는 거다.

그동안 어떻게 저 고매한 예술가가 이명박과 손발이 맞아 수년간 파트너십을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한 방에 해결되었다.

그는 세상에 태어나서 도대체 어떤 책들을 읽었을까? 그는 연대나 인권, 노동자의 권리 따위의 개념을 송두리째 결핍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합창단원이나 오케스트라단원은 그저 자신의 위대한 예술을 위한 사소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듯한 발언. 다 갖다 버려도 다음날 얼마든지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건전지라도 되는 듯.

그 사고의 경박함은 이명박, 유인촌, 이소영과 그가 한 치의 차이도 없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사상의 '오물종합세트'

물론 우리가 늦은 시간까지 그를 기다린 결례를 범하긴 했다. 그러나 조용히 옆의 로비에서 기다렸고, 그가 우리를 마주친 시간이 1시였던건, 그들의 긴 만찬이 끝난 시간이 1시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짧은 시간에 자료를 읽어야 할 그가 한국어로 된 자료를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는 초반에 “한국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약속도 안 잡고 무례하게 무조건 사람을 기다리고 끼어든다”면서 우리를 한참 나무랐다. 언짢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가 잠시 3분 정도 우리의 설명을 듣고, 알겠다 읽어보겠다고 하며 서명지를 들고 객실로 올라갔어도, 우린 그의 수면을 단지 3분 정도 지체시킬 뿐이다.

긴 얘기를 한 건 그였고, 우린 그가 쏟아내는, 사상의 오물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포극을 어이없이 바라보았다. 천국에서 지옥으로 우린 너무 빨리 넘어갔고, 그것의 연출가가 같은 사람이란 사실에서 정신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은 엄청난 혼란을 느꼈다.

1994년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했을 때, 그는 노조의 지원을 받아 함께 싸웠고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가 현재 지휘하는 서울시립합창단에는 노조가 없다. 그가 취임하면서 “음악하는 사람들이 무슨 노조냐”면서 노조에 대해 못을 박았기에 단원들은 감히 노조를 만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무노조 경영 삼성과 비슷하다.

그가 현재 지휘하는 라디오 프랑스 오케스트라에도 그가 지휘했던 바스티유 오페라에도 강력한 노조가 있다. 한국에서 가진 제왕적 권력이 거기에선 당연히 없는 탓이다. 2007년, 오페라 바스티유는 열흘이 넘는 강도 높은 파업을 하기도 했다. 무려 4만9천명에 달하는 고객들에 대한 환불사태가 있었다.

노조 안되는 한국 예술가, 노조 되는 프랑스 예술가?

이곳의 예술가들이 지금의 안정적인 대우를 받으며 -합창단 연봉은 한화로 약 8천5백만원 내외, 오케스트라 단원은 1억원 내외이며 은퇴까지 맘 편히 일할 수 있는 정규직이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음악을 안정적으로 선보일 수 있었던 것은 예술노동자들에게 자신의 창작기반을 위협하는 경영자의 어떤 요구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강력한 연대와 투쟁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며 그들의 권리를 인정하고 정당히 대우하는 이 사회의 예술노동자에 대한 존중이 수반되었던 까닭이다.

가장 강력한 지원을 기대했던 정명훈을 통해 전원해고 사태를 가능하게 했던 문화 통치자들의 사고의 핵심을 오히려 들을 수 있었다. 문득, 그가 정직하고 양심있는 예술가였더라면,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어난 그 수많은 문화예술계에서의 사건에서 그 어떤 입장 표명도 하지않고 지내올 순 없었을 것임을 상기시킬 수 있었다

정명훈은 아름다운 소리를 이끌어내지만 그 소리의 구체적인 주체는 연주자들과 합창단들이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예술가로 대우하지 않고, 소모품 정도로 간주하는 그는 더 이상 존경을 바칠 수 있는 예술가가 아니다.

그는 권력자의 그늘 아래 안거하면서, 그가 나눠주는 달콤한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며, 세상의 어두운 구석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우리 시대가 만든 신화의 슬픈 이면이었다. 우리가 쇼크를 받는 수고를 감수했을지언정, 그럴싸하게 포장된 무관심을 드러내기보다, 촛불 발언부터 '계집애' 발언에 이르기까지 낱낱이 자신의 가면을 벗어준 정명훈이 차라리 고맙다.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줄 막강한 권력자의 마술지팡이 같은 것은 없다. 그 어떤 친절한 권력도 우리에게 보다 나은 삶을 선물해 주진 않는다. 예술노동자들 스스로가 보다 넓은 연대의 틀에서 그것을 쟁취하려고 나서지 않는 한. 연대의 정신으로 적극적으로 서명에 동참했던 모든 프랑스 예술가들이 정명훈의 발언을 접하였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몹시 궁금하다.

정녕 예술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나

정명훈이 일하는 라디오프랑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그가 아프리카 아이들과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이 보인다. 유네세프 친선대사로 있으면서 그는 여기저기서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를 가지기도 했다.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콘서트를 여는 자비를 베풀수 있을지언정, 수십 명의 예술가들이 일을 할 수 있는 터전을 빼앗기고 거리에 나앉아도 채워 넣을 예술가들이 얼마든지 있으니 아무상관 없다는, 구세계의 모순에 온전히 빠져있는 자기중심의 거룩한 예술가. 어마어마한 질문 하나가 남는다. 정녕 예술은 인간을 구원할 수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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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사회 생활이 저토록 이율배반적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창문 열고 담배 한대 물어봅니다.

고로 깨닫습니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고 믿어야 할 사람들은...
이름없이 묵묵히 살아가는 내 가족과 내 이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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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개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가 여기서 나오네요. 바로 교육이죠. 백년대계라하는..
그중에 제일 중요한 "인성"교육이 없죠. "돈"이 제일이다라는 것을 가리키고 보여주죠.
심지어 수학여행도 국내/해외 나눠서 간다고 들었습니다만..
사회생활 꽤 했지만 항상 느끼는건 "있는자, 가진자"가 "더"하다는 겁니다.
빼앗기기 싫은거라던가 그런게 아니고 "당연"한것으로 생각하고 있죠.
개탄스러운 일입니다. 지금도 "획일적인" 일제고사를 한다고 뉴스에서 많이보여주더군요.
각각의 모든 개체들(사람들)이 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것으로 간주하여
그것으로 등수를 나눠 차별을 두다니.. 어느적 사고방식인지.. 저로서는 이해되지 않네요.
같은사람에게 같은것을 같은시간에 배워 같은 조건에서 한다면 모르겠지만요..
넋두리가 길어지네요. 언능 돈 많이 벌어서 망하기 전에 떠야겠습니다.
예술을 사람하는 사람들이 예술에 관한 얘기나 핍박받는 예술에 대한 얘기를 하셔야지
파리에 있는 진보신당 당원들이라니 정치얘기 하시는 것입니까 ?

핍박을 받는 예술인에 대한 말씀을 하셔야지 정명훈 개인공격은 왜 하나요 ?

또 정명훈이 진보신당을 지지해야만 하는 당위성이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정명훈이 뭔데 그사람만 서명을 하면 모든것이 순조롭게 되는것도 아닐 것입니다.

또 파리에는 진보신당 지지자만 있는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
다른 지지자들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

말씀하신것으로 봐서
정명훈 개인이 인신 공격을 받을만한 처지에 있고 없고가 이 글의 요지가 아닌듯 싶습니다.

개인에 대한 공격보다 하시고자 하는 일의 중대성에 대하여만 논하심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공개 게시판에서 개인에 대한 공격을 하시는 것을 아주 좋지 않게 보고 있는 이유는 공격이 일방적이라는 것인데 상대방의 말도 들어 보아야 공편한 판단이 된다는 것이지요

또 일방적으로 말씀하신 내용이 진실이 아니라면  그 피해는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지금 하시고 계시는 운동의 당위성에 대하여만 말씀하셨으면 합니다.
글의 요지를 파악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진보신당이라는 당의 정체성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그 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글이란, 그 글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요지가 있습니다.
글 속에 등장하는 진보신당이라는 당성은 등장인물에 불과한 것이고,
글을 전개하는 사람이 자신의 당성을 밝힌 것에 불과합니다.

윗글의 요지는,
앞서 말씀하신 분들의 생각처럼 그리고 윗글의 곳곳의 흔적처럼
사회적 연대나 사회적 저명성 뒤에 가려진 인간의 이면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정명훈이라는 상징성은 그 개인이 공격을 받는다 안받는다의 화두에서 벗어난 일입니다.
한 나라의 예술적 상징성을 가진 이가, 그리고 국민적 기대와 관심을 받는 이가
현재적으로 자신이 서있는 위치에서 한 사회의 연대의식과 상대적 약자를 거부하는 사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정명훈은 개인적으로 존경하던 인물이고,
그런 인물이 화두에 오른다는 자체가 가슴 아픕니다.

그러나, 사건의 본말을 보고 말씀을 하십시오.
당신의 아들딸이 타인에게 내밀어야 할 따뜻한 손길을 거부하는 이로 자라길 원하십니까?
사건의 본말이 무엇입니까 ?  예술가들의 억울한 얘기입니까 ? 정명훈을 비난하는 글입니까 ?

"정명훈이라는 상징성은 그 개인이 공격을 받는다 안받는다의 화두에서 벗어난 일입니다. " 라고 하시면서 화두밖의 일 즉 정명훈을 공격하는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요

또 이 문제에 "당신의 아들 딸은 거론하지 마십시요" 우리의 아들딸이 타인에게 내밀어야  할 따뜻한 손길을 거부하는 이로 자라기를 원하시는 분 있습니까 ?

당연한 사실을 물어보시는 의도가 좋지 않습니다.

제 말씀의 요지는 일방적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공격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개인을 평가할 때는 그 사람의 여러가지 행동을 좋합해서 평가할 일이지
따뜻한 손길을 거부한 그 한가지만 가지고 매도하는것은 무리입니다.

나는 그 분이 거부할 때는 충분한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이 있을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분의 말씀도 들어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

그 사람 그 정명훈이라는 사람의 판단은 무조건 나쁜것입니까 ?
정규직 예술가들만이 예술을 잘 할 수 있다? 그것은 합창단의 철밥통을 평생 가지겠다는거죠.
합창단이든 교향악단이든 실력과 능력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하고 철밥통은 절대 아니라 봅니다.

물론 실력과 능력에 의한 평가시스템의 정착이 가장 큰 문제겠지만, 그것을 이유로 합창단에게
종신고용을 보장하고 고액연봉까지 줘야 하는 당위성은 전혀 없다고 생각 합니다.

예술은 변화가 멈추면 썩습니다.

후배들과 건전하게 경쟁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면 예술은 예술이 아니라 그저 노동에 불과한 겁니다.
아... 정규직 예술가만이 예술을 잘 할 수 있다구요?
철밥통을 가지겠다구요?
그렇게 상황 판단이 안되십니까?

왜 해고의 취지가 나온지 아십니까?
저 예산이 어디로 흘러들어가는지 아십니까?
더 나아가 문화, 언론계에 쏟아붓는 올해 예산이 얼마나 증대되었는지 아십니까?

불당님 말씀하신 것처럼, 예술은 변화가 멈추면 썩습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자신들의 권력욕을 관철하기 위해서 사용될 때
더욱더 추하게 고이고 썩는 법입니다.

경쟁을 두려워한다고 본말을 전도하실 것이 아니라,
예술이 아닌 노동이라고 폄하하실 것이 아니라,
- 예의 그 날카로운 전 정권에 대한 비판의 눈으로 현 정권의 의도를
낱낱이 보시기 바랍니다.

불당님이 노동이라고 수식하고자 하는 대상들이 왜 해고되는지
그리고  그 예산이 어디로 흘러들어가는지 명확히 보시고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전 정권의 비리에 대해 그토록 미워하시면서
현실의 비리를 눈감거나 혹은 바로보지 못하신다면
그것은 이미 죽은 사고방식입니다.
doremi님,
사건의 본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까?
그러시면서, 진보신당 이야기나 하고 있다는 식의 비아냥하십니까?

사건의 본말은 도레미님의 식견으로 다시금 글을 읽어 캐치하시기 바랍니다.

도레미님께서 정명훈이란 인물에 대해 가지는 호의만큼이나
저 역시 그랬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도레미님의 반박은 정명훈이 표면적으로 보여주었던 외면성에 기대는 측면이 강한 것 같습니다.

제가 윗글을 퍼온 것은 보여지는 것과 드러나지 않은 것 사이의 간극이 저와 같은 한 인간을
실망시키고 괴롭게 한다는 차원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종합적인 사고방식은 다분히 공감할 만한 인식의 태도입니다.
그러나, 위 사건에서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유보의 입장'을 취해야 하는 일반적 사안인지 다시금 묻고 싶습니다.
또한 정명훈 스스로가 자신의 올곧은 신념으로부터 나온 행동이었다면 이에 대해 반박을 내놓을 수도 있겠지요.

프랑스의 거의 모든 노조원이나 관계자들이 윗글을 올리신 분의 행동에 공감했다는 것은 객관적인 현상입니다.
더불어 그들이 같은 조국의 이름을 가진 정명훈에게 달려가 보라는 조언을 했다는 것 역시 주지하셨으리라 봅니다.

그에게 내민 연대의 손길은 얼마든지 거부당할 수 있습니다.
연대를 하든, 연대를 하지 않든 그것은 본인의 의지이니까요.
그리고 그 의지 자체가 비난받지는 않습니다.

일례로 광우병쇠고기 문제로 미국산의 안전성에 강한 신념을 가진 이를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을 바탕으로 과학적 검증을 주장하는 이들을 빨갱이라 매도하는 이들이 비난받습니다.
정명훈의 사례 역시, 거부 의사 표명을 넘어서 요청을 한 이들에게 모욕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현상은 그 현상의 범주선 밖으로 넘지 않습니다.

본인께서 정명훈에게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 직접 인터뷰 요청을 하시든지,
언론사에 의뢰해서 그의 입장이 궁금하다는 입장을 전달하시든지 하십시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명훈의 판단이 옳고 그름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그 대응이 상대방에게 모멸감을 안겨주고 더불어 올바른 인성에서 벗어났음을 지적합니다.
그것은 당사자의 입장을 확인하기에 앞서 사회의 도덕적 준거가 용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첫글의 어두는 진보신당 당원이라는 단어로 부터 시작 되었습니다.

"프랑스의 거의 모든 노조원이나 관계자들이 윗글을 올리신 분의 행동에 공감했다는 것은 객관적인 현상입니다. " 이라고 하시지만
모든 노조원, 공감, 객관적 이러한 단어가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글쓴이의 주관입니다.

제 생각은 간단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도 싫지만
누가 뭐 좀 잘못하면 그만 인터넷에 올려서 매장시키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밉다는 것입니다.
불특정인일 때는 어디 감히 실명을 쓸까요?
정명훈이 불특정인입니까?
정명훈이 불특정인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정계, 문화계의 코드가 되는 인물들을
모두 이니셜화해야 하는 겁니까?
혹여...
대통령의 그릇된 정책을 비판할라치면, '이모씨'라고 지칭해야 한답니까?

도레미님은 진보신당이라는 글쓴이의 소속성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전제로 바라보신 듯합니다.

인터넷에 올려서 매장시킨다...라고요.
마녀사냥의 작태라는 것입니까?

도레미님은 '매장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는 시각 자체가 아니라,
그릇된 것을 등한시하는 태도를 먼저 미워하셔야 할 것 같군요.

* 누구도 한 특정대상이 매장되기 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사자의 잘못됨과 그릇됨이 있다면 그것이 일시적으로 비난을 받더라도 그것을 계기로 당사자가 좀더 올바른 태도를 갖길 원하는 겁니다.
매장시키려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하고자 이 글을 퍼온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불특정인일 때는 어디 감히 실명을 쓸까요?
정명훈이 불특정인입니까?
정명훈이 불특정인이라면 우리는 앞으로 정계, 문화계의 코드가 되는 인물들을
모두 이니셜화해야 하는 겁니까?
혹여...
대통령의 그릇된 정책을 비판할라치면, '이모씨'라고 지칭해야 한답니까?
======================
아닙니다. 정책비판이시라면

도레미님은 진보신당이라는 글쓴이의 소속성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전제로 바라보신 듯합니다.
=====================
그렇습니다.
정치적 발언을 하면서 아닌척 하는 것도 밉습니다.

인터넷에 올려서 매장시킨다...라고요.
마녀사냥의 작태라는 것입니까?
====================
그렇습니다.


도레미님은 '매장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을 미워하는 시각 자체가 아니라,
그릇된 것을 등한시하는 태도를 먼저 미워하셔야 할 것 같군요.
===================
맞습니다.
글쓴이의 그릇된 것을 등한시 하지않으려고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 누구도 한 특정대상이 매장되기 원하지 않습니다.
=======================
원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당사자의 잘못됨과 그릇됨이 있다면 그것이 일시적으로 비난을 받더라도 그것을 계기로 당사자가 좀더 올바른 태도를 갖길 원하는 겁니다.
매장시키려는 사회분위기에 편승하고자 이 글을 퍼온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
틀린 말씀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퍼오신 글입니다
결국 도레미님의 생각의 전제는 진보신당이라는 데 있었군요.

더불어
"원하지 않는다고 하시면서 그렇게 하고 있다."
"틀린 말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퍼왔다."

이 발언은 저에게 대놓고 손가락질하는 말씀이 되겠군요.

국어를 다시한번 제대로 공부하시고, 인간이 먼저 되십시오.
아직 인신공격의 본질적 뜻을 제대로 모르시나 봅니다.
정명훈의 행태에 대한 비판(그것이 비난이든)을 인신공격이라 한다면,
인신공격의 정의가 바뀌어야 하겠군요.
인신공격의 뜻을 명확히 공부하시고 사회생활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타인이 비난받는 것에 혐오감을 느낀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듯한데,
위에서 님은 무슨 행동을 했는지 뒤돌아보십시오.

더불어 사는 가치를 모르시는 것 같아 참으로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제 글도 한번 더 읽어보시지요

제 생각은 간단합니다.
정치하는 사람들도 싫지만
누가 뭐 좀 잘못하면 그만 인터넷에 올려서 매장시키려고 하는
그런 사람들이 밉다는 것입니다.

남에게 공부를 하라 인간이 되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자신을 먼저 성찰하시는 것이 순서입니다.

남의 단점만 보이시는 분이 어떻게 더불어 사는것을 말씀하시는지 걱정스럽습니다.
제가 할 말을 스스로 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 SIR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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