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 얼룩진 무자년을 보내며 정보
'불'로 얼룩진 무자년을 보내며관련링크
본문
지난 2008 무자년(戊子年)의 시작 즈음에 한 역술인이 이런 얘기를 했다. "이명박 대통령 사주에 '화기(火氣)'가 많다. 그래서 임기 중에 '불'과 관련된 사고가 잦을 것이다. 또 이런 이유로 한반도 대운하처럼 '물'에 집착하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무자년의 시작과 끝에 일어난 끔찍한 화재는 역술인의 말을 예사롭게 흘려보내지 못하게 한다. 사실 2008 무자년(戊子年) 설날 연휴의 마지막 날, 2008년 2월 10일, 전 국민이 바라보는 가운데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문화재 숭례문이 어처구니없는 화재로 소실됐다.
이렇게 시작부터 대한민국을 공격했던 화마는 온 국민의 촛불로 분산되어 다소 온순해지는 듯 했으나, 결국 무자년이 끝날 무렵인 지난 1월 20일 여섯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숭례문 화재와 촛불집회, 그리고 용산 참사는 국민에게 '불' 외에도 또 다른 공통점을 느끼게 한다. 세가지 사건 모두 개발과 권력의 명분하에 서민의 삶의 터전을 강제해온 관행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 '불'에 맞대응한 현정부의 강력한 무기이자 상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물대포'이다. 그러나 가만히 들여다보자. 이 '물대포'의 효용과 성과는 국민의 입장에서 그리 납득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숭례문 화재에서 이 물대포는 잘못 사용되어 불길을 더 크게 번지게 했고, 촛불집회에서는 또 다시 잘못 사용되어 유모차에 그 힘을 과시했다. 그 뿐인가? 결국에는 용산 참사 현장에서 시너가 있는지 알면서도 마구 쏘아져 화를 돋구었다.
그야말로 2008년 한해에는 불과 물의 한판승부가 벌어졌고, 거기서 맺어진 결과물들은 수십년을 걸쳐 쓰라릴 상처 뿐이다.
최근에 한반도 여기저기 가뭄으로 인해 물부족 현상이 빚어졌다 한다. 필자는 2008 무자년 잘못 쏘아진 물대포가 2009 기축년(己丑年)에 제자리를 찾아, 적어도 이 물부족한 지역의 서민들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1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