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깎는 노인판 국민연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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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망이 깍는 노인 제 3편
벌써 수개월년 전이다.
내가 계속된 불황과 IMF로 직장을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동네에 조그만 가게를 차려 처와 근근히 생활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날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우편물이 날아왔는데 내용인즉,사업자 등록을 했으니 자영업으로 국민연금을 전환하여 납부를 계속하라는 통지였다.직장다닐 때 국민연금을 냈었고 요즘은 가게에도 파리만 날려 매달 적자를 면치 못하고 본전까지 까먹고 있던지라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려 가뜩이나 장사도 안되는 가게를 이웃한 자전거포 아저씨에게 잠시 맡기고 쌍문동까지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며 공단을 찾아갔다.
번호표를 끊고 30여분을 기다린 후에야 간신히 상담자를 만났다.
"어떻게 오셨죠?"
"저기..자영업자도 연금을 내야 합니까?"
"당연하죠."
"요즘 장사도 안되고..빚만 늘어가고 있는데 좀 감해주거나 소득이 좀 생길때 까지 면제해줄 수 없습니까?요즘 다들 먹고 살기도 힘든데..." 했더니,
"소득 있으시잖아요!?가게도 있으시고..거짓신고하시면 불법인 거 아시죠?"
"무슨근거로 소득을 평가하죠?제 소득이 얼마로 등록이 되어 있죠?"
"기다리세요."
내 딸 또래나 될듯한 여직원은 상당히 짜증스러워하며 뒤에 앉아 있는 남자직원을 불렀다.난 죄진 사람마냥 괜히 무안해졌다.
그 남자직원은 모니터를 보며 실실웃다가 여직원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급하게 모니터를 껐다.여직원의 책상에 다가와 앉더니 내가 가지고 온 우편물을 받아서 무언가를 조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먼가 열심히 하는 것 같더니, 한참을 이리 클릭하고 저리 클릭하고 컴퓨터를 껐다,켰다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될 건데, 자꾸만 싸이월드가 너무 느리다고 짜증을 내고 있다.그건 그렇고 사정이 이러하니 소득등급을 좀 내려달라고해도 통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 게다가 저녁때 밀린 가게세를 받으러 오겠다던 상가주인의 으름장 때문에 걱정하던 차에 문득,직장에서 일할 때 낸 연금생각이 나서 "직장다닐때 낸 연금말이죠..직장을 그만 두었으니 해지하고 환급해 주십시오"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벽에 똥칠할때까지 백수로 살아도 줄까말까한데~번듯한 가게에 처도 있으면서 뻔뻔하게 해지해달라니~!”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내가 내돈으로 보험들었다가 소득이 없으니 내돈 내놓으라는데 무얼 더 따진단 말이요? 보아하니 철밥통어르신들이 국민들 돈 강제로 끌어모아 빼돌려서 딴데 쓰고 모자라니깐 수급권제한 같은걸 맘대로 정해놓고 배째라는 식이구려!"
남자는 퉁명스럽게, "내기 싫으면 알아셔 하쇼.안 내면 차압 들어갈 테니."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낸 돈이 아까워서 차압 당하고 있을 순 없고, 가게야 자전거포 양반이 맡고 있으니 어차피 상가주인얼굴 안 보는게 오히려 편할 것도 같아,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내더라도 내 소득에 맞게 내야하니 어느정도로 등록되어 있는지 알아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컴퓨터가 느려지고 다운되어 조회가 안 된다니까. 윈도우98은 항상 불안해서 말아지.."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숫제 소리바다에서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다운받아 틀면서 태연스럽게 조회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태진아의 팬인지라 흥얼거리고 말았다.
어이없게도 얼마 후에야 프린터로 나온 스타크래프트 공략집을 들고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더니 국세청에 기록이 없다고 앞으로 매달 자영업평균치인 7만 몇천원을 내라고 한다.사실,얼마 전에 TV에서 101분토론을 보다가 자영업자 소득확인률이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겨우 자료가 없다는 말을 들으려고 지금까지 상가주인에게 쩔쩔 매고 있을 처를 생각하니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업무를 봐 가지고 공정한 연금관리가 될 턱이 없다. 국민을 위한 연금이 아니라 순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알아서 불려줄 테니 무조건 돈만 내라는 식이다.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철밥통이다.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그 직원은 태연히 노래를 흥얼거리며 한게임 고스톱을 하고 있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있는 옆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진정한 철밥통다워 보이고,무언가에 열중하는 강한눈매와 수시로 시계를 확인하는 철저한 시간관념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졸지에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과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집에 와서 청구서를 내놨더니, 아내는 생각보다 많이 안 나왔다고 야단이다.이웃집 고씨네 집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다. 고씨는 우리집보다 형편이 좋았고 순진한 사람인지라 연금만 믿고 내외가 모두 연금에 가입하여 많은 돈을 연금에 쏟아 부으며 은빛노후를 꿈꾸던 사람들이었다.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그렇게 연금만 믿고 열심히 살다가 어느날 남편이 뇌졸증으로 쓰러져 졸지에 과부가 됐는데 사망연금을 받으러 공단에 갔더니 두명이 모두 연금가입자이므로 둘중에 유리한 것만 받을 수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을 듣고 남편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며 땅을 치며 울었다고 한다.어차피 받기 힘든 돈이라면 이렇게라도 적게 내는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직원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던 시절에는 부의 분배보다 성장이 우선시 되어 빈부격차가 심했다.부자는 더욱 부를 늘리고 가난은 대물림 됐다.하지만 복지제도의 확대와 국민연금등과 공적부조제도의 등장으로 많이 버는 사람이 적게 버는 사람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서 빈부격차를 줄여 부의 분배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물론 시간이 걸린다.적게 내고 후세에게 많이 돌려주자며 우리의 아들딸까지 걱정해준다.눈물이 다 나려고 한다.정부는 단지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조금씩만 희생하자는 것이다.요즘은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부모들이 많다.어떠한 사보험도 우리의 자식들까지 생각해 주는 상품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비록 모두 힘든 시기이지만 우리의 후세를 위해 카드할부로라도 연금을 내라고 권유하는 우리 공단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인터넷대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하여 인터넷에 연금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주는 꼼꼼함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느낀다.이제 내가 내는 연금도 그런 멋진 목적으로 쓰여질 것이다. 나는 그 직원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철밥통이다" 라고하던 말은 "그런 공무원이 나 같은 서민에게 철밥통 소리를 듣는 세상에서, 어떻게 우리 자식까지 생각해 주는 자비로운 마음이 나올수가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직원을 찾아가서 박카스 한병에 우루사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상가휴일에 그 직원을 찾았다. 그러나 전날 과음으로 인해 화장실에서 나오시지를 못해 끝내 만나 뵐 수가 없었다.
나는 그 직원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그 직원의 모니터를 바라다보았다. 화면보호기에는 “Be the Reds!!”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떠다니고 있었다. 아, 그때 그 직원은 아직도 월드컵을 잊지 못하고 있구나.업무에 시달려 깜빡 졸다 놀라서 깨면 항상 모니터에 “Be the Reds!!”를 보며 애국심을 붙태워 왔을 공단직원의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집에 들어갔더니 부모잘못만나 타워팰리스에 살지못한다고 성질내다 얼마 전에 간신히 취직한 아들놈이 국민연금 때문에 월급이 적다며 공단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부처같이 자비로운 마음으로 우리아들의 투정을 듣는 둥 마는 둥 귀엽게 봐주는 상담원을 보니 문득 몇 개월년 전 그 공단직원의 모습이 떠오른다.
벌써 수개월년 전이다.
내가 계속된 불황과 IMF로 직장을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동네에 조그만 가게를 차려 처와 근근히 생활하고 있을 때였다.
어느날 국민연금관리공단에서 우편물이 날아왔는데 내용인즉,사업자 등록을 했으니 자영업으로 국민연금을 전환하여 납부를 계속하라는 통지였다.직장다닐 때 국민연금을 냈었고 요즘은 가게에도 파리만 날려 매달 적자를 면치 못하고 본전까지 까먹고 있던지라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려 가뜩이나 장사도 안되는 가게를 이웃한 자전거포 아저씨에게 잠시 맡기고 쌍문동까지 버스를 2번이나 갈아타며 공단을 찾아갔다.
번호표를 끊고 30여분을 기다린 후에야 간신히 상담자를 만났다.
"어떻게 오셨죠?"
"저기..자영업자도 연금을 내야 합니까?"
"당연하죠."
"요즘 장사도 안되고..빚만 늘어가고 있는데 좀 감해주거나 소득이 좀 생길때 까지 면제해줄 수 없습니까?요즘 다들 먹고 살기도 힘든데..." 했더니,
"소득 있으시잖아요!?가게도 있으시고..거짓신고하시면 불법인 거 아시죠?"
"무슨근거로 소득을 평가하죠?제 소득이 얼마로 등록이 되어 있죠?"
"기다리세요."
내 딸 또래나 될듯한 여직원은 상당히 짜증스러워하며 뒤에 앉아 있는 남자직원을 불렀다.난 죄진 사람마냥 괜히 무안해졌다.
그 남자직원은 모니터를 보며 실실웃다가 여직원이 부르는 소리를 듣고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급하게 모니터를 껐다.여직원의 책상에 다가와 앉더니 내가 가지고 온 우편물을 받아서 무언가를 조회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먼가 열심히 하는 것 같더니, 한참을 이리 클릭하고 저리 클릭하고 컴퓨터를 껐다,켰다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될 건데, 자꾸만 싸이월드가 너무 느리다고 짜증을 내고 있다.그건 그렇고 사정이 이러하니 소득등급을 좀 내려달라고해도 통 못들은 척 대꾸가 없다. 게다가 저녁때 밀린 가게세를 받으러 오겠다던 상가주인의 으름장 때문에 걱정하던 차에 문득,직장에서 일할 때 낸 연금생각이 나서 "직장다닐때 낸 연금말이죠..직장을 그만 두었으니 해지하고 환급해 주십시오"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벽에 똥칠할때까지 백수로 살아도 줄까말까한데~번듯한 가게에 처도 있으면서 뻔뻔하게 해지해달라니~!”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내가 내돈으로 보험들었다가 소득이 없으니 내돈 내놓으라는데 무얼 더 따진단 말이요? 보아하니 철밥통어르신들이 국민들 돈 강제로 끌어모아 빼돌려서 딴데 쓰고 모자라니깐 수급권제한 같은걸 맘대로 정해놓고 배째라는 식이구려!"
남자는 퉁명스럽게, "내기 싫으면 알아셔 하쇼.안 내면 차압 들어갈 테니."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낸 돈이 아까워서 차압 당하고 있을 순 없고, 가게야 자전거포 양반이 맡고 있으니 어차피 상가주인얼굴 안 보는게 오히려 편할 것도 같아,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내더라도 내 소득에 맞게 내야하니 어느정도로 등록되어 있는지 알아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컴퓨터가 느려지고 다운되어 조회가 안 된다니까. 윈도우98은 항상 불안해서 말아지.."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숫제 소리바다에서 태진아의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다운받아 틀면서 태연스럽게 조회를 하고 있지 않은가. 나도 그만 태진아의 팬인지라 흥얼거리고 말았다.
어이없게도 얼마 후에야 프린터로 나온 스타크래프트 공략집을 들고 이 사람 저 사람 찾아다니더니 국세청에 기록이 없다고 앞으로 매달 자영업평균치인 7만 몇천원을 내라고 한다.사실,얼마 전에 TV에서 101분토론을 보다가 자영업자 소득확인률이 2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겨우 자료가 없다는 말을 들으려고 지금까지 상가주인에게 쩔쩔 매고 있을 처를 생각하니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업무를 봐 가지고 공정한 연금관리가 될 턱이 없다. 국민을 위한 연금이 아니라 순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알아서 불려줄 테니 무조건 돈만 내라는 식이다.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철밥통이다. 생각할수록 짜증이 났다.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그 직원은 태연히 노래를 흥얼거리며 한게임 고스톱을 하고 있다.
그 때, 그 바라보고 있는 옆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진정한 철밥통다워 보이고,무언가에 열중하는 강한눈매와 수시로 시계를 확인하는 철저한 시간관념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졸지에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과 증오도 감쇄된 셈이다.
집에 와서 청구서를 내놨더니, 아내는 생각보다 많이 안 나왔다고 야단이다.이웃집 고씨네 집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다. 고씨는 우리집보다 형편이 좋았고 순진한 사람인지라 연금만 믿고 내외가 모두 연금에 가입하여 많은 돈을 연금에 쏟아 부으며 은빛노후를 꿈꾸던 사람들이었다.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그렇게 연금만 믿고 열심히 살다가 어느날 남편이 뇌졸증으로 쓰러져 졸지에 과부가 됐는데 사망연금을 받으러 공단에 갔더니 두명이 모두 연금가입자이므로 둘중에 유리한 것만 받을 수 있다는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을 듣고 남편을 두번 죽이는 일이라며 땅을 치며 울었다고 한다.어차피 받기 힘든 돈이라면 이렇게라도 적게 내는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직원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하던 시절에는 부의 분배보다 성장이 우선시 되어 빈부격차가 심했다.부자는 더욱 부를 늘리고 가난은 대물림 됐다.하지만 복지제도의 확대와 국민연금등과 공적부조제도의 등장으로 많이 버는 사람이 적게 버는 사람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서 빈부격차를 줄여 부의 분배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
물론 시간이 걸린다.적게 내고 후세에게 많이 돌려주자며 우리의 아들딸까지 걱정해준다.눈물이 다 나려고 한다.정부는 단지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조금씩만 희생하자는 것이다.요즘은 자기들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부모들이 많다.어떠한 사보험도 우리의 자식들까지 생각해 주는 상품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비록 모두 힘든 시기이지만 우리의 후세를 위해 카드할부로라도 연금을 내라고 권유하는 우리 공단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인터넷대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아르바이트까지 동원하여 인터넷에 연금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주는 꼼꼼함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감동을 느낀다.이제 내가 내는 연금도 그런 멋진 목적으로 쓰여질 것이다. 나는 그 직원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도덕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철밥통이다" 라고하던 말은 "그런 공무원이 나 같은 서민에게 철밥통 소리를 듣는 세상에서, 어떻게 우리 자식까지 생각해 주는 자비로운 마음이 나올수가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직원을 찾아가서 박카스 한병에 우루사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상가휴일에 그 직원을 찾았다. 그러나 전날 과음으로 인해 화장실에서 나오시지를 못해 끝내 만나 뵐 수가 없었다.
나는 그 직원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그 직원의 모니터를 바라다보았다. 화면보호기에는 “Be the Reds!!”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떠다니고 있었다. 아, 그때 그 직원은 아직도 월드컵을 잊지 못하고 있구나.업무에 시달려 깜빡 졸다 놀라서 깨면 항상 모니터에 “Be the Reds!!”를 보며 애국심을 붙태워 왔을 공단직원의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집에 들어갔더니 부모잘못만나 타워팰리스에 살지못한다고 성질내다 얼마 전에 간신히 취직한 아들놈이 국민연금 때문에 월급이 적다며 공단에 전화를 하고 있었다.부처같이 자비로운 마음으로 우리아들의 투정을 듣는 둥 마는 둥 귀엽게 봐주는 상담원을 보니 문득 몇 개월년 전 그 공단직원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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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국민연금.... 전 그냥 잊을랍니다. 아니면.. 이민이 좋은방법... (너무 황당한가요? 뭐...현실인데.... )
헉....내일 꼭 국민연금 내야겠다...한 1년 6개월정도 밀려있는데...쿤일이네...돈백넘어갈텐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