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내가 만든 게시판과의 조우 (진지 모드 ㅡㅡ) 정보
15년 전 내가 만든 게시판과의 조우 (진지 모드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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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후배가 연락해서 리뉴얼 의뢰 받은 사이트를 봐달라고 합니다.
DB를 못 찾겠다고 합니다.
Telnet 들어가보니 정말 table이 없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는 게시판과 여러 프로그램들이 구동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FTP로 들어가 파일을 열어봤습니다.
신세계(?)를 봤습니다.
홈페이지 하나가 서버 3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HTML, PHP 파일은 호스팅케이알 서버, MySQL은 가비아 서버, 다른 이미지 게시판은 독립 서버.
게시판은 iframe으로 불러오고 있었습니다.
상식적으로 도무지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소스 파일들을 열어보다가 소름이 돋았습니다.
게시판으로 사용한 프로그램은 제가 15년 전에 습작(?)으로 만들었던 게시판이였습니다.
2005년까지 실제로 제가 사용하기는 했습니다.
그 후에 그누보드를 사용하면서 저도 소스 파일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이 프로그램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옛날에 이 회사와 동종업에 있는 회사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다른 개발자가 제가 만든 프로그램을 복사해서 여기저기 사이트를 제작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아마 그때 제 소스들이 돌고돌아 다시 저에게 온 거 같습니다.
그게 벌써 10년 전인데 이 홈페이지를 보면 정말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거 같아 보였습니다.
그것도 초보자의 손만 거친 거 같습니다.
상황이 짐작 됩니다.
의뢰인이 싼 것만 찾다가 초보 프리랜서들에게 홈페이지를 계속 맏긴 거 같습니다.
처음엔 한 초보자가 제가 만든 프로그램들을 카피해서 다른 홈페이지를 만들긴 했는데 의뢰인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 주지 못하니 재계약이 되지 못하고 다른 초보 프리랜서에게 싸게 의뢰 했다가 기존의 소스들을 업그레이드 하지 못하고 자기 스타일대로 파일들을 짜집기 하다가 더 복잡해 지고 의뢰인은 또 다른 초보 프리랜서를 찾아 홈페이지를 의뢰하고... 그렇게 10년을 운영해 온 거 같습니다.
FTP 열어보면 파일들 개판인데 디자인은 잘 돼 있어서 브라우저로 보는 홈페이지는 그럴싸 합니다.
의뢰인은 싼 것만 찾다가 눈 뜬 장님이 된 것이죠.
이번에도 디자인 리뉴얼만 들어온 거 같습니다.
이 홈페이지 버리고 다시 만드는 거 아니면 손 안 대는 게 좋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지난 달에 미팅했던 업체에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광고 사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인데 제작가 200만원 불렀더니 저를 사기꾼 보듯 합니다.
그래서 연락 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업체이기도 합니다.
사무실 임대료가 한 두푼도 아닌데 그 비싼 사무실에 책상 몇 개 갖다 놓고 사업이랍시고 차려놓고는 자기가 무슨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였습니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광고 수익을 내겠다고 하는 사람이 지금은 시작이니 일단 조그맣게 홈페이지 만들어 놓고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겠다고 합니다.
자기가 앞으로 100층짜리 빌딩을 지을 생각인데 지금은 돈도 없고 사업을 막 시작했기 때문에 일단 1층만 지어 달라고 하는 사람들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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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요즘 홈페이지 작업.. 단가 없어요. ㅎ
하지만 그래도 움직이면서 행복합니다.
이런 것이라도 할 수 있으니 다행이다..
이렇게라도 살 수 도 있으니 정말 고맙다..
십몇 년 전인가. 소스포지에 들어갔는데..
DB를 쓰지 않는 PHP로 개발한 게시판 소스가 있었습니다.
냉큼 집어왔죠. 그리고 따라서 분석하며 하나를 만들어 보았어요.
신기하다.. ㅎ
그리고는.. 세월이 또 아무런 생각없이 십몇 년이 지납니다.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10년 뒤.. 반성문은 이제 안 쓴다!

저는 항상 제가 틈을 주어서 찍소리 못하고.. 네..
아이고 행복해.. 그래도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게 되었다..
땡 잡았다.. ㅎㅎ
하고 싶은 것? < 일반 웹작업은 아닌데?
왜 좋아하는 거지?


워낙 기본적인 것만 있어서 에러나고 말고 할 게 없는 그런 게시판이였습니다. ㅎㅎ
딴건 모르겠는데 속도는 기가막혔죠. ㅋㅋ


울둘이 어떤 사이냐 하여서.. 이실직고 했어요. ~~
그런 줄 알고 자게에 가서는 항상 몸단정하게 있다가 오세요!!
공연히 구설수 휘말리지 마시고요.
저녁은 먹었어요?
저는 오늘은 삼시세끼 몽땅 먹었음..
이대로 가면 조만간.. ㅋㅋ.. 다시 도야지 반열에.. 큭..

- 지난 달에 미팅했던 업체에서는 연락이 없습니다.
웃어야 할지 ㅋㅋ 씁슬하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