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말씀을 찾게 되다니 하느님의 뜻인가 봅니다. > 십년전오늘

십년전오늘

10년전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부처님 말씀을 찾게 되다니 하느님의 뜻인가 봅니다. 정보

부처님 말씀을 찾게 되다니 하느님의 뜻인가 봅니다.

본문

제 와이프는 천성이 착해서 남에게 거절을 잘 못합니다.  자기가 싫어도 그냥 부탁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저 같은 사탄에 꼬임에 넘어와 저랑 결혼해서 살고 있겠죠.)

미국생활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10년좀 넘었습니다.) 한국에 H 해운에서 오래 일을했고, 그래서 영어를 그냥저냥 합니다.

이러니 주위에서 (영어가 안되는) 분들 부탁도 많이 들어오고 제 친척분도 병원이니 어디니 갈때마다 같이 가달라는 부탁도 해서 들어주곤 합니다.  미국은 거의다 맞벌이를 하는데 제 와이프는 일을 하지 않으니 시간도 남들보다 비교적 여유스럽기도 한 부분도 있고...

아무튼 그런데 이렇게 호의를 베풀어 주는 것을 당연시 하고, 제 와이프 입장에서야 집안에 아랫사람으로 도움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에서 도움을 드린건데, 친척중에 말같지도 않은 개 ㅆ ㅂ 소리를 한 얘기가 흘러 흘러 제 귀에 까지 들어왔습니다.  (제 와이프를 무시하는 소리를 함부로 한 겁니다.)

제 친척이긴 하지만 오래전부터 하는짓들이 인간같지 않아서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았는데, 제 와이프는 그집 부탁을 잘 들어주더군요.  제가 수차례 그 집하고는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제 말을 듣지 않더니 결국 제 귀에 제가 엄청 열받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당장 그 집에 달려가서 다 뒤집어 놓고 나오려다가, 내가 어린나이도 아니고, 또 손 아랫 사람이기도 하고, 그냥 말실수 하신거다, 좋게 말하고 나왔습니다.

와이프한테도 몹시 혼냈고.  당신이 호구처럼 이사람 저사람 부탁다들어주고, 사람들이 당신을 호구로 여겨서 이런 소리까지 듣게 되는거는 당신 혼자 인격이 멸시되는게 아니라 내 인격까지 손상오는거다.

결혼생활 10년동안 큰소리 몇번나지 않았는데, 어제 진짜 대박 열이 받았었습니다.

그리고 밤에 자려는데 분이 풀리지 않아서 잠이 오지 않는겁니다.  생각을 할수록 점점더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그 친척분에게 이메일이라도 써서 개쌍욕을 해버릴까 생각하다 우선 좀 calm down 해야 겠다 싶어 새벽에 책을 하나 집어 들었습니다.  그냥 생각없이 감정을 삯히려고 아무책이나 집어 든 것 입니다.

묵빈대처 (默賓對處)

"침묵으로써 물리쳐 대처하라.  그럼 스스로 사라질 때가 온다는 것 입니다. 어떤 갈등이 있을때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월이 가면 다 풀립니다.  무슨 말을 들었다고 해서 즉각 대응할 것이 아니라, 내가 남의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 과보로 남한테 또 이렇게 궂은 소리를 듣는 모양이구나 하고 스스로 한 생각 돌이키면 시간이 다 해결해 줍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굳이 변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게 무슨책인가 싶어 책 커버를 봤더니 법정스님이 쓰신 책이더군요.  이런 내용을 책에서 읽게 되다니 이게 하느님 뜻이구나 싶어, 화난게 다 사라지고 편하게 숙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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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참 별의별 일을 다 겪습니다.  개발자 입장에서 막장 의뢰자를 만나게 되어 험한 꼴을 당하신 적도 있으실 겁니다.  말도 안되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 피가 꺼꾸로 솟는 그런 경험을 해보신 개발자 분도 계실 겁니다.

묵빈대처 (默賓對處), 참 좋은 부처님 말씀이라 생각되어 공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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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전체

저도 요즘은 교회 목사님 설교보담 스님들 설교(?) 가 더 마음에 와 닿더라는...
무슨 가정사 이런거 물어보면 이러이러 하니까 이렇게 해라 이렇게 얘기해 주시는분 있던데...

찾아보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네요..
"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 이란 법정스님의 책 입니다. 

제가 책 읽는걸 좋아하니까, 와이프가 사다놓은 것 같습니다.  제가 언젠가 와이프에게 지나가는 말로 "법정스님 가르침이 참 좋네" 라고 한적이 있는데 아마 그래서 사다 놓은듯.

법정스님은 제가 예전부터 좋아하던 분 입니다.  이 책도 유익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네요.

제가 공감하는 부분이 대부분이지만 정면으로 충돌되는 부분도 물론 있습니다.

시작이 없으니 끝도 없다.  행복도 찬라고 불행도 바로 그때뿐이고 모든 것은 항상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뭐 대략 이런 내용도 있는데, 이런 부분은 정면충돌 하는 부분이지요.

불교에서는 영원을 무로 보고 유대교/크리스찬교는 영원을 유로 보기때문에.

불교에서는 시작이 없기에 끝도 없다고 하지만 크리스챤교는 시작과 끝이신 분을 믿는,

어떻게 보면 종이한장의 차이일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엄청난 철학이 차이가 존재합니다.

과연 어느쪽 주장이 옳은 주장일까요?

제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데 그 답이 떠올랐습니다.

Kingdom of Heaven 에서 마지막에 예루살렘을 정복한 살라딘에게 발리안이 묻습니다.  당신에게 예루살렘은 어떤 존재입니까?  (발리안이 말하는 예루살렘은 도시가 아닌 신을 말하고 있는 것 입니다.)

살라딘이 대답합니다.  예루살렘은 아무것도 아니고 모든 것 이야.

Jerusalem is nothing and everything.

© SIR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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